땅에 박아둔 곡괭이

한 마을에 전설처럼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었다. 마을 뒷편 높은 산에는 엄청난 금이 묻혀 있는데 여러 사람이 도전했다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 마을에 한 아이는 그 이야기가 진실일 것이라고 믿었다. 언젠가, 그 광산을 다시 개발하여 사회에 이바지하려는 꿈을 갖게 되었다. 아이도 자라고 꿈도 자랐다.
그가 성인이 되어 어느 정도 돈을 모으자, 그는 그 버려진 산에 찾아와 광맥을 파들어 가기 시작했다. 너무나 오래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예전에 사용하던 갱도(坑道)는 이미 다 무너져서 땅 속에 묻혔다. 그는 끊임없이 파고 또 파들어 갔다. 그러나 아무 진전 없이 시간만 흐르게 되었다. 동업하던 사람들이 거의 다 떠나고, 돈도 다 바닥나버렸다. 그 자신도 이제는 지쳐서 그 일을 포기하려고 마음먹던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굴 속에서 커다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무엇이 있다!” 달려가 보았더니 곡괭이 하나가 땅에 박혀 있었다. 손잡이 자루는 거의 썩어 없어지고 쇳덩어리만 꽂혀 있었다. 곡괭이 날 끝에 뭔가 노란 것이 묻어 나왔다. 금이었다. 지층의 특수한 작용으로 금이 맥을 이루고 있는, 소위 노다지였다. 이전에 거기를 채굴하던 사람들이 땅을 계속 파다 지쳐서 마지막으로 한 번 내려찍었는데, 아무리 곡괭이를 빼려고 해도 빠지지 않으니까 그것을 땅에다 박아 둔 채 그만 포기하고 돌아가 버린 것이었다.
기도는 마치 광부가 금을 캐기 위하여 땅을 파며 씨름하는 것과 같다. 아무 수확도 없이 애쓰는 것 같지만 광부는 자신이 금이 묻힌 곳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곡괭이 질을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의문이 생긴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기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존 칼빈은 그의 “기도론”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시는 것은 첫째는 모든 좋은 것이 오직 그분께로부터 온다는 것과 둘째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만을 의뢰하며 살게 하시려 함이다.”
우리로 하여금 깊은 기도 속에서 열렬히 간구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 자신이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렇게 기도하고자하는 사람들을 도우신다. 곡괭이 자루가 부러질때까지는 그만 두지 않는 사람을 주님은 오늘도 기대하심을 명심하자.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눅 21:36)